아마 이 글을 처음으로 내 블로그 활동을 시작할 것 같다. 나도 카이스트 AI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한번 적어보려고 한다.
글을 시작하기 앞서, 나는 학부생이 아니고, 한국에서 카이스트 AI 대학원을 준비하시는 분들보다 다른 스펙을 갖고 있다는 걸 참고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지원과정이나 어떻게 합격했고 이런 건 조금 짧게 쓰고, 겨울방학 인턴을 하면서 느꼈던 점이나, 인턴지원을 한다면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적어보려고 한다. 혹시라도, 질문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면 최대한 답을 드려보도록 노력하겠다.
# KAIRI 인턴 지원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겨울방학 때 이렇게 공식적으로 인턴을 모집하는 프로그램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 내가 KAIRI 프로그램에 대해서 알게 되고 지원하게 된 건 내가 컨텍을 드리고 있던 교수님의 추천에 의해서였다. 나는 미국에서 학부를 졸업하고 4년 반동안 속칭 실리콘밸리라고 불리는 캘리포니아 북부지방에서 일을 하고, 작년 6월에 귀국한뒤에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실, 준비도 아니었던 게, 이미 미국 학교 석사 프로그램 합격을 받아놓고, 비자랑 기타 준비를 위해 들어와 있었는데, KAIST AI 대학원이 장학금도 빵빵하고 굉장히 경쟁력이 있는 학교라는 걸 알게 되어 8월 정도부터 KAIST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하였다. 그 와중에 카이스트에 계시는 교수님들을 검색하고, 어떤 연구를 하고 있는지를 훑어보고, 내가 했었던, 관심 있던, 연구를 하시던 교수님 두 분에게 다짜고짜 메일을 보냈었다. 이 컨텍과정은 다음에 내가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해보도록 하겠다.
그렇게 컨택을 드리고 나서, 11월말에 교수님이 나에게 KAIRI라는 인턴프로그램이 있으니, 지원해 보라고 따로 이메일을 보내주셨다. 내가 학생이 아니다 보니 어떤 일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안을 주셔서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래도 교수님이 제안을 주셨고, 나도 간접적으로 카이스트 랩생활을 체험해 볼 수 있겠다 싶어, 일하는데에서 양해를 구하고 12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 일을 빼고 지원을 했다.
# KAIRI 합격 프로세스 & 합격
11월말에 바로 지원을 하고 나서, 12월 중순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내심 교수님이 지원해 보라고 했으니, 100프로 합격이 아닐까 싶긴 했지만, 다른 커뮤니티(김 xx넷)를 보니, 면접을 봤다, 뭐 했다, 이런 글들이 올라오니까, 내가 지원서를 너무 이상하게 썼나? 어떠한 양식이 따로 있는 건가 싶었다. 나름 최선을 다해서 작성을 했었는데, 지원이 완료되었다는 이메일 의외에는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 후에 알게 되었는데, 교수님들한테 컨택을 보낼 때, 줌미팅으로 따로 미팅을 했었다. 그때 자기소개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말씀을 드렸었는데, 그걸 면접으로 치셨다고 말씀을 주셨다. 그렇게 합격이 되었다. 느낌에는 KAIRI 같은 경우에는 정형화된 절차는 없고, 개개인에 따라 다양한 케이스가 있는 것 같다. 그냥 교수님이 얘 얘 뽑아주세요. 하면 되는 느낌? 본인 스펙이 엄청 "쩌는 게" 아니라면, 무조건 사전컨택을 드리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나도 궁금했던 건데, KAIRI인턴을 하면 대학원 합격에 유리한가?라는 물음이 많은데, 교수님 마다 다른 것 같다.
내 담당교수님은 도움이 안된다고 일단 말씀을 해주시긴 했는데, 인턴 기간은 extended interview라고 생각하라고 하셔서, 인턴기간 동안에 잘하면 굉장히 유리한 것 같기는 하다. KAIST는 이따가 다시 말하겠지만, 단순한 대학교가 아니고 국가기관? 이기 때문에 합격 내정자 이런 게 엄청 힘든 것 같다. (말씀하신 것 중에, 내가 만약에 면접에 들어가게 되면 도움은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식으로 말씀해 주셨다.) 하지만, 연구실 선배들한테 이야기를 들었을 땐, 합격하고 나서 연구실 배정은 KAIRI 출신들을 많이 뽑는다고 말하는 거 보니, 무조건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내가 컨택한 교수님이 인기랩이기 때문에, 합격하고 연락을 드리면 들어가기 힘들 것이다.)
또, 패이도 궁금할 부분일 것 같다. 위에 말했다시피, KAIST는 국가기관이기 때문에 사람을 뽑는 게 엄청 힘들다고 하셨다. 학부생이라면, 인턴 급여를 지급하는 데에 문제가 없는데, 나같이 자연인 신분 같은 경우에는 교직원? 같은 취급이기 때문에 국가기관 사람을 뽑듯이 공고를 2달간 올려야 하고 뭐 해야 되는 절차가 너무 많아서 사실상 페이를 주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래서 약 2달 반동안 무급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학부생 같은 경우엔 40만 원 정도의 급여가 나오는 거 같다.
# KAIRI 인턴이 하는 것.
아마, 여기서 적는 건 랩바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마 AI 관련한 랩실은 비슷할 것 같다. 다른 생명공학 쪽이나 이런 건 실험하는 방법이나 이런 걸 선배들한테 배우고 서포트하는 쪽일 수도 있지만, AI는 그러한 포지션은 잘 없기 때문에, 보통 다른 랩실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지 않았을까 한다. 간단히, 말하면 어떤 모델에 대해서 (LLM, Transformer, Diffusion, 등) 인턴동안 할 수 있는 "개인 연구"를 하는 것이다. 그래서, 혹시라도 ML/DL에 대한 기초지식이나 Python/Pytorch에 지식이 없다면, 아마 인턴은 불가능할 것이다. 기초지식이 있더라도,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연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인턴이라는 타이틀이지만 굉장히 난도가 있는 것 같다. 또, 랩바랩이겠지만, 내가 했던 랩실에서는 KAIRI인턴끼리 (나포함 대여섯 명 되는 것 같았다.) 박사 지망생 주도하에 논문 스터디도 진행을 하는 등, 여러 가지 활동도 포함이 되어있다. 이런 스터디를 하면서 느꼈던 건, 물론 배운다는 측면에서도 도움이 많이 되었지만, 랩실의 분위기나 이런 것들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기에,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았다. 교수님과는 2주에 한번 내가 진행하는 연구결과에 대해서 리포트를 5분에서 10분 정도로 하는 정도로, 줌으로 진행하였다. (집이 경기도권이라 재택으로 인턴을 진행하였다. 이것 또한 랩바랩으로 재택이 가능한 랩이 있고 아닌 랩이 있는 것 같다.) 교수님이 워낙 이쪽 분야에서 유명한 분이시고, 해외출장, 국내출장 가릴 것 없이 다니시는 분이라, 최대한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PPT를 준비하여 보여드리려고 노력을 많이 하였다.
나도 그렇고, 다른 인턴분들도 그랬겠지만, 가장 어려운 게 연구주제 선정이었다. 너무 속된 말로 "짜치지"도 않고, 너무 어렵고, 장황하여 두 달 안에 도저히 성과를 보여줄 수 없으면 안 되고, 적당한 레벨에 적당한 주제를 골라야 하는 것이 너무너무너무 어려웠다. 그냥 2주 안에 연구주제 골라오세요. 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나게 어려운데, 조건들이 덕지덕지 붙다 보니까 너무너무너무 어려운 task였다. 게다가 나는 미국에서 일하다 온 경력자로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도 혼자 가지고 있었고 하다 보니, 교수님과 첫 미팅 때 말 그대로 조져버렸다.
너무 중구난방으로 PPT를 준비하고, 주제도 너무 붕 뜬 느낌이라서 교수님이 주말 동안에 보완해서 다시 하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너무나도 못해버렸다. 그래도, 교수님이 사람 자체가 좋으신 분이셔서, 어떤 것 어떤 것을 명확하게 표현해 주면 좋겠다고 해서, 내 수준에 맞게 이렇게 이렇게 준비해 보라고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주셔서, 다행이었다. 아마, 좀 엄하신 교수님이었다면, 멘털이 나갔을 것 같다. 다시 준비하면서, 첫 3주~한 달 정도는 내가 연구하고 싶은 분야의 대표적인 논문들을 공부하는 시간을 잡고, 나머지 한 달은 이러이러한 걸 연구하겠다고 다시 한번 준비해서 줌미팅을 했고, 어느 정도 만족하신 것 같았다. 나중에 듣은 바로는 내가 정한 주제를 교수님이 랩실 저 연차 석/박사분들한테 해보라라고 시켰던 주제였었다. 운이 좋게 교수님이 관심이 있었던 주제를 잘 골랐던 것 같다.
첫 한 달간은 연구에 필요한 논문들을 꼼꼼히 읽었다. 연구도 해야 하고, 스터디도 참가해야 하다 보니까 최대한 수학적으로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증명도 혼자 다시 해보고, 코드도 다시 한번 짜보고 하면서 이해 보려고 노력했다. 매주 인턴 스터디모임과 랩스터디모임을 병행하고 내 연구를 위한 공부들을 하면서 조금 바쁘게 살았던 것 같다. 그리고 KAIRI 인턴생들에게 서버 GPU가 하나씩 배정되는데 1080이었다... 이게 좀 연구하는데 약간 애로사항이었는데, LoRA와 같은 기법이 아니라면 Fine tuning이 거의 불가능하였다. 최대한 LoRA와 같은 기법들을 이용해서 해보려고 했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어서, 따로 Colab Pro를 구독하고 A100 GPU를 활용해서 트레이닝을 하면서 연구를 했다. 대략 만원에 10시간 정도 트레이닝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한 1080 서버에서 코드 테스트들을 해보고, 트레이닝을 시켰다. (많이도 못 시켰다 대략 100 epochs 정도씩만 돌려본 것 같다..) 그래도, 나름대로 목표한 만큼은 어느 정도 구현을 해서 만족스러웠지만 아쉬운 점들도 많았다. 교수님도 잘했다고 해주셔서 한편으로는 뿌듯하지만 내 마음에는 100프로 안 차는 느낌.. 카이스트 합격을 해서 교수님 랩에 배정을 받으면, 좀 더 인생을 갈아 넣어서 나도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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