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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준비

대학원을 준비하고 합격하면서 느꼈던 점들... (1)

# Intro

 

요새 대학원 입시철이다 보니 블로그에 방문자 분들이 확 늘은 게 느껴집니다. 저도 한국 대학원을 준비하면서 정보가 없다 보니 여기저기 검색하면서 정보도 얻고, 불안할 때마다 읽었던 것들도 다시 읽어보면서 안정을 찾으려고 했었던 기억들이 있었기에, 제가 아는 선에서 정보들을 드리려고 글들을 적었었습니다. (근데 지금도 대학원 입시에 대해 크게 아는 건 없습니다..) 

 

미래에 대학원 입시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입시 선배로써, 제가 느꼈던 점들을 공유하면서, 다른 분들의 시행착오를 줄여드리려고 이 글을 적습니다. 사실 한국 대학원 준비는 약 1년도 채 안되게 준비했었지만, 미국 대학원 준비기간까지 합치면 약 3년 이상은 준비했었습니다. 

 

(딱히, 생각해보면, 준비랄 것도 없었던 게, 미국대학원 같은 경우 GRE를 안 보는 대학원 위주로 준비했었고, 영어 같은 경우도 미국에서 학부를 나왔기 때문에 한국/미국 둘 다 TOEFL을 안쳐도 됐어서 그냥 정보들을 취합하고 컨택해 보고, 지원서만 썼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대학원을 처음 지원하면서부터 합격하기까지의 과정들을 여러 편으로 나눠서 올려드리겠습니다. 혹시라도 궁금한점이 있으시면, 댓글 남겨주시면 최대한 답변해 보겠습니다. 

 

# 대학원 진학 계기

회사생활을 하면서, 논문도 내고, 적지 않은 연봉을 받고, 영주권 offer도 들어오면서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지만, 3년차부터는 발전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삶을 살고 있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습니다. 선천적으로 게으르기 때문에, 뭔가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각종 스터디 모임도 참여해 보고, 논문 모임도 참여해 봤지만, 그런 것들도 결국에 벼락치기가 되고, 동기부여는 되지 않는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조금 더 나에게 부하를 줄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대학원 진학이라는 선택을 했습니다. 하지만, 박사를 하기엔 너무 험난한 길이 될 것 같아, 석사만 진행해 보자고 해서 먼저 미국 대학원들을 지원해 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지원할 때는 진짜 가고 싶은 대학원들만 2~3개 정도 지원했었고, 전부 다 떨어진 걸로 기억합니다. 미국도 석사는 컨택을 해야 되나? 생각이 들 정도로 아무나 받아주지 않더군요. (엄청 높은 학교들만 쓰긴 했습니다.) 미국 대학원 같은 경우엔 the Gradcafe라는 사이트와 reddit을 많이 참조했습니다. 그러고, 2년 정도 SOP와 추천서들을 잘 받으려고 노력하고 눈도 낮추면서, 여러 학교들을 합격하게 됐고, 회사는 퇴사를 하고 한국에 귀국했습니다. 

 

한국에서 지내면서, 고민했던점이 미친듯한 학비와 생활비였습니다. 대략 1년 반 커리큘럼에 1억~1억 5천까지 써야 석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데,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나 계속 고민을 하며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실리콘밸리에서 일할 때 주변에 카이스트 박사이신 형들이 많아서 그분들한테 조언을 듣고 하면서 굳이 미국 대학원을 고집할 필요가 없겠다라고 판단을 하여 한번 KAIST AI 대학원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알아보면서, KAIST AI대학원의 엄청난 경쟁률과 실력과 좋은 교수님들을 보면서, 이왕 대학원 생활을 할거면, 진짜 밤낮없이 최선을 다해서 연구를 해봐야 하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습니다. 미국대학원 석사는 대부분 coursework 중심이고 보통 학교들이 학위 장사를 많이 하는 느낌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게다가, KAIST 같은 경우엔 학비 면제에 월급도 주니, 더 좋은 선택지가 될 거라고 판단하여, 그때부터 교수님들이 어떤 연구를 하시나 주의 깊게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 컨택 과정

 

제가 처음 컨택을 드린건 KAIST 두 명의 교수님이었습니다. 두 분 다 답장을 주셨고, 줌 미팅으로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한 분은 되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았던 게, 면담을 하다가 제가 지원하는 계기가 마음에 안 드셨는지, 아니면 제가 마음에 안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면담 도중에 뒤에 스케줄이 있다고 내일 다시 이야기하시자고 하신 뒤로 연락이 안 닿았습니다. 메일도 몇 번 보냈지만, 아예 답장을 안 하시더군요. 그냥 솔직하게 마음에 안 든다고 안 맞는 거 같다고 이야기하는 게 낫지 않나? 꽤나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히 거절하는 건 거절하시는 입장에서도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분은 KAIRI 인턴과 더불어 현재 랩에 배정되신 분이었습니다. 굉장히 큰 규모의 랩이고, 굉장히 실력있으신분 이었습니다. 

면담 내용은 어떤건지는 자세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분위기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원래 제가 가려던 미국 대학원에서 포닥도 하셨었고, 관련 이야기도 하면서 좋게 끝났던 걸로 기억을 합니다. 이때가 KAIST 봄학기 1차가 끝난 직후라 제가 노릴 수 있는 건 24년 가을학기 입학을 노려 볼 수 있을 때라 시간이 많이 남았어서, 가을에 입학하면 되겠다.라고 생각을 하면서, 프리랜서를 일을 하면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11월에 교수님이 이번에 KAIRI라는 인턴 프로그램이 있는데, 한번 지원해보라고 하셔서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 KAIRI 인턴 

 

KAIRI 인턴생활은 제가 다른글에 썼기 때문에 여기서 자세하게 다루진 않겠습니다. KAIST 대학원 공지사항에서 KAIRI 지원서를 받아 써서 지원을 했고, 생각보다 쓸게 많아서 애먹었던 것 같습니다. 찾아보니 Google Drive에 제가 썼던 지원서가 있었습니다. 지원하시는 분들한테 공유를 해볼까도 생각했는데, 제 개인적인 정보가 너무 많아서 드리진 못할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이걸 잘 쓴 건지 판단도 안 되는 게, 그냥 교수님이 채용을 해버리셔서, KAIRI 면접도 안 보고 들어간 케이스였습니다. (아무 연락이 없어서 KAIRI 발표날까지 긴장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인턴합격 후에, 대전에 계신 교수님한테 찾아뵙고, 인사드리면서 랩실도 구경하고 학교도 구경하면서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KAIRI가 extended interview다 라고 말씀하신 게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혹시라도 KAIRI를 하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먼저 교수님들한테 적어도 8~10월엔 연락을 먼저 하시는 게 유리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입시는 몰라도 KAIRI는 100% 교수님 재량인 것 같습니다. 대면 면담 때도 교수님은 명확하게 입시에는 내가 힘써줄 게 없다라고 말씀도 하셨으니, 입시는 진짜 본인의 힘으로 뚫어내야 하는 것 같습니다. 

 

# 왜 KAIST 였었나

 

결론적으로, 제 글을 다 읽어보신 분은 알겠지만, 저는 UNIST, KAIST, POSTECH이 3군데만 지원했었습니다. 왜 다른 SKY는 지원 안 했는지 궁금하실 분들이 계실 거 같아 말씀드리자면,

 

첫 번째로 석사학위를 따는데 제 돈을 크게 들이고 싶지 않아 사립학교들은 고려를 하지 않았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대학교 때부터 미국 대도시에 있으면서, 심한 교통체증 겪으면서 학부 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그런 스트레스를 대학원 시절에도 받고 싶지 않았어서 서울에 있는 학교들은 웬만하면 가기 싫었습니다.

세 번째로는 두 번째와 비슷한 이유인데, 사람 많은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집값도 퀄리티에 비해 비싼 데가 많아서 서울에 있고 싶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서울대에서는 제가 배우고 싶은 교수님이 (컨택드린) 한분 계셨고,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석박통합을 원하셨습니다. (석사는 거의 안 받아주시는 분위기) 입시 때마저도 석사 TO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 컨택드린 교수님도 면담까지 진행을 했지만, 석박통합만 원하신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지방대 위주로 알아보았고, 당연히 1순위는 KAIST였습니다. 또, 어렸을 때 경상도 쪽에 오래살았어서, 경상도쪽에 있는 학교들 위주로 알아보았습니다. 

 

DGIST 같은 경우엔 지원하고 싶었으나, 면접 프로세스가 너무 까다롭다고 저는 느꼈었고, 제일 컸었던 건 아포스티유를 지원할 때 받아서 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컸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합격 후에 요구하면 조금 더 해외에서 학부를 나온 지원자들이 부담 없이 더 지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